기출문제와 EBS, 나만의 황금비율


국어, 해도 안 오르고 조금만 놓고 있어도 점수가 쉽게 떨어지는 과목이라 많이 힘들어 하죠. 국어 영역은 EBS만 공부해서는 절대 성적이 오르지 않는 과목입니다. 그렇다면 비싼 사교육을 받으라는 소리냐고요? 물론 그건 아닙니다. 국어 영역의 기본이자 왕도는 ‘기출문제’입니다. 저는 9월 이전까지는 기출문제 80%, EBS 20%의 비율로 기출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공부를 했었고,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에는 EBS 80%, 기출문제 20%의 비율로 우선순위를 정반대로 바꾸어서 공부했습니다. EBS를 공부하는 양이 부족한 것 같다는 불안감이 찾아와도 제 자신을 믿고 기출문제를 공부했습니다. 여러 인터넷 강의와 참고서의 유혹에 흔들려서 줏대 없이 공부법을 변경하다가는 결국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리고 수능 점수도 좋게 나올 리가 없거든요. 저는 자신만의 공부법을 정해 놓고 상황에 따라 아주 조금씩 수정해 나가는 사람들이 결국 수능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국어 공부법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평가원과 교육청, 사설 이 세 가지 모의고사에서 문제의 질 차이가 가장 큰 영역이 국어입니다. 그러니 기출문제집은 평가원에서 출제된 것만 푸세요. 교육청과 사설 모의고사는 학교에서 시험 볼 때만 가벼운 마음으로 문제를 풀면 됩니다. 평가원(6월, 9월, 수능) 수능 문제는 최소 5개년에서 최대 10개년, 모의고사는 최대 5개년 정도 풀어 보세요. 한 바퀴를 다 돌았다면 그 다음부터는 풀었던 문제들을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풀어야 합니다.

저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찾아낸 ‘기출문제 3회독 공부법’을 저에게 맞게 적용시켜 공부했어요. 일단 수능 10개년, 평가원 5개년 문제지들을 전부 모으세요. 그리고 수능 문제들부터 풀기 시작하세요. 1회독을 할 때는 시간을 재지 말고 그냥 풀어야 합니다.

하루에 반 정도만 풀어도 좋고, 1회를 다 풀면 더욱 좋습니다. 대신 하루도 빼지 말고 국어를 1시간 정도 공부해야 돼요. 채점을 할 때 이해가 한 번에 되지 않았던 문제는 무조건 체크해 두세요. 그렇게 1회독을 끝내고 난 후에 2회독을 할 때는 체크된 문제들만 다시 한번 풀어 봅니다. 이때는 무조건 지문에 제시된 근거를 하나하나 따져 가며 풀어야 국어 능력이 향상돼요. 절대 해설집부터 보는 꼼수를 쓰면 안 됩니다.

마지막으로 3회독을 할 때는 또 걸러진 최소한의 문제들만 풀고 꼼꼼하게 공부해야 합니다. 수능 3회독이 끝났다면 평가원 3회독 공부를 시작하면 됩니다. 이렇게 문제를 풀며 공부하다 보면 어느새 국어 실력이 향상되어 있을 거예요.

수능과 모의고사 기출문제들을 다 풀고 나면 어느새 9월이 가까워져 있을 거예요. 여러분은 이제 평가원 스타일이 온몸에 배어 있고, 지문에서 근거를 찾아 문제를 가장 정확히 푸는 국어 영역의 본질을 깨우쳤을 겁니다. 


저는 고3 때 6·9월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모두 1문제 차이로 2등급을 받았다가 수능 때는 1등급을 받았습니다. 제가 평가원 모의고사에서는 전부 2등급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능 때 1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은 꾸준한 ‘노력’이었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친구들이 ‘너는 국어 성적도 잘 나오면서 왜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느냐’고 말하기도 했지만 저는 꾸준히 국어 공부를 했고 그 결실을 맺었습니다. 그러니 후배님들!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노력하세요. 



EBS 지문에 초점을 맞추자


수능에 EBS 교재가 70%나 연계되면서부터 대부분의 학교에서 EBS 교재로 수업을 진행하고, 내신 시험 역시 EBS 교재 안에서 문제를 출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수능을 볼 때 EBS교재와 연계되었다는 걸 직접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기출문제를 중점으로 공부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EBS교재를 소홀히 했던 건 아닙니다. 

제가 EBS교재를 공부하는 데 적은 시간을 들여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었던 것은 학교 수업덕분이었습니다. 저희 학교에서는 교과서와 EBS 교재를 병행해 수업을 진행하고, 당연히 내신시험도 EBS 교재에서 나옵니다. 저는 수업 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공부했습니다. 또 저는 내신 시험을 2주 전부터 준비했는데, 그때는 ‘이 지문들은 내가 수능 전에 마지막으로 공부할 EBS 지문들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최대한 집중해서 EBS만을 공부했습니다. 문학과 비문학을 가리지 않고 지문을 최소 10번씩 읽고 또 읽었습니다. 이해가 잘되지 않는 비문학 지문은 손으로 직접 두세 번씩 요약해 보면서 주요 내용을 암기하려고 노력했고요. 그렇게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내신 시험 기간에 최대한 완벽하게 EBS를 공부하는 것이 제가 기출문제와 EBS를 병행할 수 있는 방법이었습니다.


만약 학교에서 EBS에 중점을 두지 않는 상황이라면 9월 이후부터 공부하면 됩니다. 9월 평가원 모의고사 이후에는 수능이 대략 5~60일 정도 남아 있을 때입니다. 따라서 9월부터는 집중적으로 EBS를 공부해서 최대한 많은 지문을 기억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9월 이전에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기출문제를 공부하고 EBS교재는 주말에만 공부했다면, 9월 이후에는 정반대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EBS교재를, 주말에는 기출문제를 공부하는 식으로 EBS 공부량을 늘리면 됩니다.

벼락치기 식으로 공부하는 것 같지만 50일은 절대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충분히 많은 양을 소화할 수 있는 시간이죠. 대신 기출문제를 20%의 비율로, 원한다면 그 이상의 비율로 공부하면서 평가원 문제를 푸는 감을 절대 잃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EBS와 관련하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문제’입니다. EBS 교재에는 시중에 있는 다른 문제집들보다 훨씬 우수한 질의 문제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가원 문제와 비교해 보면 그 수준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EBS를 공부할 때는 지문 자체에 집중하고 그것의 주제와 내용을 파악해야 합니다. 문제는 최대 2번 정도 반복해서 풀어 주면 충분합니다.

기억하세요. 국어 영역에서의 EBS 공부는 문제가 아닌 지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요!



파트별 다른 공부법을 찾아라


국어 영역에서 특히 많은 학생들이 궁금해하는 것들 중 하나가 ‘문학과 비문학, 문법을 모두 같은 방법으로 공부해야 하나?’라는 점일 거예요. 이 질문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저의 국어 영역별 공부 방법을 설명해 보겠습니다.


1. 화법과 작문

시중에는 화법과 작문만 모아 놓은 문제집들이 많이 없기 때문에 이 파트는 절대적으로 EBS와 기출문제에 의지해서 해결해야 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EBS가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에 EBS 문제를 무시하지 말고 최대한 꼼꼼히 두 번 이상 풀어 봐야 합니다. 또한 모든 영역이 그렇지만 이 파트 역시 문제 안에서 근거를 하나하나 찾아서 문제를 보다 빠르게 푸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화법·작문 영역과 문법 영역은 EBS 홈페이지에서 교재 파일을 인쇄할 수도 있고, 여러 수험생 사이트에서도 문제들만 모아 놓은 파일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한 번 풀었다고 절대 넘어가지 말고 반복해서 풀어 보세요.


2. 문법

문법은 기본적인 개념이 있기 때문에 그 개념을 반드시 숙지하고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모든 문법 개념을 다 암기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말고, EBS와 평가원 최근 기출문제(최대 3개년)에 등장한 문법 개념만이라도 정확히 숙지하려고 노력하면 수능 문제를 푸는 데 별 지장이 없을 겁니다. 그리고 문제를 풀 때는 답을 찍듯이 풀지 말고, A라는 문법으로 인해 B라는 답이 도출되는 과정을 정확히 인지하고 푸는 연습을 하셔야 합니다.


3. 비문학

비문학은 무조건 지문 안에 답이 있습니다. 하나하나 대응해서 푸는 연습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냥 느낌대로 풀다가 틀리는 경우가 허다한 영역이 비문학 영역이거든요. 또한 처음 지문을 읽을 때 대충 읽고 문제를 풀 때 다시 읽고, 그렇게 두세 번 계속 읽다가 시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따라서 비문학은 지문을 처음 읽을 때 옆에 있는 여백에 한 문단 당 20자 내외로 요약을 해서 확실히 내용을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는 한 번에 풀어야 합니다.

간혹 문제를 푸는 순서를 정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평가원에서 문제 순서를 괜히 시험지에 정리된 대로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왕이면 순서대로 푸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니 문제를 이것저것 고르지 말고 쭉쭉 풀어 나가세요.


4. 문학 

문학 영역에는 고전시가, 고전소설, 현대시, 현대소설, 극, 수필 등이 있습니다. 우선 고전시가는 현대어 풀이 없이 원문대로 읽어야 국어 B형에 대비할 수 있으므로, 현대어 풀이 없이도 해석이 가능하도록 내용과 단어 등을 완벽하게 숙지하세요. 

고전소설은 현대소설보다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고 한 인물마다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니 소설마다 인물 관계도와 인물 지칭어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현대시는 비유와 표현에만 유의하면 비교적 쉽게 풀어 나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현대소설, 극, 수필은 성급하게 읽어나가지 말고 차근차근 읽어 나가면 별 무리 없이 문제를 풀 수 있습니다. 시점이나 전체적 줄거리에 유의해서 읽으면 더 좋습니다.



수능 전날 보기 좋은 비문학 요약집


저는 독특한 방법으로 비문학을 공부했습니다. 독특하지만 확실한 효과를 봤기 때문에 자신 있게 여러분께 추천해 드립니다. 우선 아침에 등교하자마자 빈 종이에 EBS 비문학 지문 한 개, 평가원 기출 비문학 지문 한 개를 요약하세요. 이때 요약하는 시간이 최대 30분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처음부터 두 개를 다 하기보다 한 개의 지문만 요약해서 시간 단축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제가 굳이 EBS 하나, 평가원 하나를 고집하는 이유는 두 개의 지문을 읽다 보면 EBS와 평가원 지문의 완성도 차이를 느낄 수도 있고, 평가원 지문의 토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아침부터 국어를 공부하면 잠이 온다는 이유로 아침 자습 시간에 수학이나 영어부터 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런 친구들은 아침에 국어 문제를 푸는 게 습관화되어 있지 않아 수능 시험을 볼 때 힘들어 하더라고요. 수능 한 달 전부터 밸런스를 맞추기 시작하는 친구들도 봤지만, 무엇이든 미리미리 준비하는 게 좋은 습관 아닐까요? 아침에 비문학 지문을 요약하면서 읽으면 뇌가 더 빨리 깨고 수능 고득점을 위한 좋은 습관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면 모의고사를 볼 때도 국어 시험이 시작되기 ‘전에’ 비문학 요약을 해 두는 게 좋습니다. 아침에 지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다른 영역을 본다면 수능 때 국어 시험지를 받자마자 지문을 읽는 것에 적응이 안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는 3월부터 모든 모의고사 시험 직전에 평가원 비문학 지문만 3~5개 정도 요약했습니다. 수능 때도 시험 전에 9월 모의고사 지문을 4개 정도 요약해서 평가원 지문을 읽는 뇌를 깨웠습니다. 그리고 그 효과를 확실하게 봤습니다. 제 말이 의심스럽다면 3월 첫 모의고사에서 국어 시험 전에 비문학 지문을 한 3개 정도 요약해 보세요. 훨씬 빠른 독해를 할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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