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고 살쪘다는 엄마들을 자주 만납니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아기를 낳고서 살이 찐 것이 아닙니다. 아기를 가졌을 때부터 살을 찌우고 있던 것 입니다. 미혼인 여성들도 나중에 아기 낳고 살쪘다는 말을 하지 않으려면 이 대목을 주의 깊게 읽으셔야 합니다.
 정상적인 남편을 둔 경우, 아기를 가졌다는 소식을 전하면서부터 아내는 왕비가 됩니다. 아기를 갖은 여성은 행여나 잘못될까 봐 뛰지도, 무리해서 일하지도 않습니다. 먹고 싶은 건 언제나 남편이 사다주지요. 두 사람 몫을 먹어야 한다며 평소보다 두 배로 먹습니다. 아무리 식탐을 내더라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죠. 그렇게 열 달을 보내면서 살이 찝니다. 임신기에 잘 먹는 것은 
물론 중요합니다. 문제는 출산 후에도 임신기의 습관이 지속 된다는 데 있습니다.

 산후조리를 잘못하면 평생 고생한다는 말에 온갖 기름진 것은 다 먹죠. 심지어 많이 안 먹으면 시어머니한테 혼나기 때문에 억지로 먹기도 합니다. 일어나서 움직이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고 꼼짝도 않는 산모들이 꽤 많습니다.
 그러나 일어나서 걸을만할 때는 움직여야 부기도 금방 가라앉고 자궁수축도 잘 됩니다. 산후조리를 잘 하는 것, 임신 중에 잘 먹고 절대 안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살을 찌우는 것은 곤란합니다. 이렇게 임신과 출산 과정을 지나면서 여자들은 몸도 마음도 아줌마로 변합니다. 물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여성의 몸은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여건에 처하게 됩니다.
 

 우선 출산 후 아이에게 젖을 주기 위해 지방을 비롯한 영양을 비축해야 합니다. 아이가 통통하게 젖살이 오르면서 무럭무럭 성장하기 위해서는 칼로리가 높은 양질의 지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영양분은 아이에게 고스란히 전이됩니다. 그런데 분유를 먹이는 엄마들이 모유 먹이는 엄마들처럼 먹으면 그 지방이 결국 고스란히 자신의 몸에 쌓임을 알아야 합니다.
 출산 후에 점점 살찌기 쉬운 또 한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여성은 일생 동안 생리적으로 네 번 변화의 시기를 겪죠. 여성 호르몬이 처음 나오기 시작하는 사춘기, 뱃속에 또 다른 생명을 잉태하는 임신기, 그 생명이 몸 밖으로 나오는 출산기, 그리고 생식 능력을 잘 마무리하는 숭고한 
갱년기. 이 중에서 가장 급격하게 변화를 일으키는 때가 바로 출산기입니다. 임신도 갑작스런 변화이기는 하지만 출산은 그보다 더 급격하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출산의 과정에서 산모의 관절과 근육은 거의 찢어질 듯한 고통을 겪고 세상 밖으로 아기가 나오면 산모의 체내 상황은 그야말로 급변하여 기와 혈이 큰 병을 앓은 것처럼 탈진되고 맙니다. 기혈의 소모는 신진대사의 저하를 부를 수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음식의 섭취량만 많아지면 남는 에너지는 쌓여 결국 살이 될수밖에 없지요. 또 수분대사마저 원활하지 못하면 몸이 붓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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