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산골 마을에

효성이 지극한 아들과 어머니가 살고 있었습니다.


어느덧 아들이 커서 한 처녀와 백년가약을

맺게 되었습니다.


이 며느리는 아들보다도 더 효성이 지극했습니다.


시집 온지 얼마 안돼

신랑은 먼 산 너머 마을로 머슴살이를 떠나게 되어

집에는 착한 며느리와 시어머니만 살게 되었습니다

아들이 떠난 후 시어머니는 며느리를

학대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며느리가 빨래터에 가서 빨래를 해 오면

그동안 누구와 어디서 무엇을 하다가 왔느냐고 다그치고,


깨끗이 빨아 온 빨래를 더럽다고 마당에다 내동댕이치고

발로 밟아 버리면서 며느리를 구박하였습니다.


그러나 착한 며느리는 한마디의 군소리도 하지 않고

시어머니가 호통을 치면 치는 대로 용서를 빌고

다시 열심히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느리는 평소와 다름없이

저녁밥을 짓다가 밥이 다 되어 갈 무렵에

뜸이 잘 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솥뚜껑을 열고

밥알을 몇 개 입에 물어 씹어 보았습니다.


방에 있던 시어머니는 솥뚜껑 소리를 듣고,

어른이 먹기도 전에 먼저 밥을 먹느냐며

다짜고짜 며느리를 마구 때렸습니다.

며느리는 밥알을 입에 문채 쓰러져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아들은

단숨에 달려와 통곡하고 색시를

불쌍히 여겨 마을 앞 솔밭이 우거진 길가에

고이 묻어 주었습니다.


얼마 후,

이 며느리의 무덤가에는 하얀 밥알을

입에 물고 있는 듯한 꽃이 피었습니다


사람들은 착한 며느리가 밥알을 씹어 보다

죽었기 때문에 넋이 한이 되어

무덤가에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여겼습니다


꽃도 며느리의 입술처럼 붉은 데다

하얀 밥알을 물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으므로

이 때부터 이 꽃을

며느리밥풀꽃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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