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잇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식습관이 달라지지도 않았는데 살이 찐다는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죠. 물론 식습관과 생활 습관이 옳은지 하나하나짚어봐야 하겠지만 그 말이 사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기 낳고 1년에 1씩 늘더니 어느새 70㎏이 되었다는 아주머니, 바지 사이즈가 해마다 늘어간다는 아저씨들이 많습니다. 나잇살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앞서 말했듯이 살이 찐다는 것은 섭취한 에너지가 모두 소비되지 않고 남아돌기 때문에 몸 안에 지방으로 쌓이는 것입니다. 한창 자라는 아이들은 노느라 자라느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합니다. 아이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죠. 앉는 것보다 서는 것을 좋아하고, 서 있는 것보다 돌아다니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동안 키가 자라고 몸집도 커지고 근육과 뼈도 단단해집니다.


 아이는 봄, 청소년은 여름입니다. 하지만 그 시기를 넘어서면 우리 몸은 가을과 겨울로 접어듭니다. 소비하기보다는 갈무리하는 시기죠. 나이가 들면 아이들과 많은 게 달라집니다. 움직이기도 싫어할 뿐더러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소비가 적습니다. 이렇듯 소비는 적어졌는데, 밥그릇 크기가 여전하면 똑같이 먹더라도 살이 찔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이들은 나이가 들면 기운이 떨어지니까 많이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억지로 많이 먹기도 하는데 그렇다고 먹은 게 힘으로만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애당초 먹는 게 적어서 기운이 떨어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점잖은 행동 때문에 활동량은 늘지 않는데 기운 내겠다고 많이 먹는다면 살찌는 길로 직행하는 것 아닐까요?
 나이가 들수록 소식하고 또 규칙적으로 시간 내서 운동을 하는 것. 이것이 나잇살을 이겨내는 지혜로운 섭생법입니다.



비만을 부르는 질병


 지금까지 의식과 생활 습관에 문제가 있어 살이 찌는 경우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분명 사고방식에 문제가 없고 생활 습관도 아주 좋은데 살이 찌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는 마음이 아니라 몸이 문제인 경우입니다. 체질적인 문제 또는 어떤 특정한 질병이 생긴 경우입니다. 체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비만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질병은 갑상선기능저하증과 다낭성 난소증후군같은 내분비계통 질환입니다. 갑상선은 우리 몸에서 신진대사를 촉진시켜주는 갑상선 호르몬을 생산하는 기관으로 목 부위에 있습니다.
 만약 갑상선의 기능이 저하되면 갑상선 호르몬의 생산이 저조해지고 신진
대사가 저하됩니다. 마치 물에 푹 젖은 솜처럼 기운이 없고, 몸은 으슬으슬 추위를 잘 느끼고, 머리는 멍하고 기억력이 점점 떨어지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머리카락이 푸석푸석해지고, 몸이 잘 붓고, 체중이 늘어납니다. 특히 다리가 많이 붓습니다.
 손가락으로 정강이 부분을 누르면 푹 들어가서 손가락 자국이 생길 정도가 됩니다. 다낭성 난소증후군은 성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서 비만, 무월경, 난임(불임), 여드름, 다모증과 같은 증상을 초래하는 질환입니다.
 자신의 생활 습관이 특별히 변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이런 증상들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찾도록 하세요.
 비만 때문에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 중에는 약을 먹고 살이 찐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의료기관은 스테로이드제라고 알려진 부산피질 호르몬제를 남용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주로 관절염, 피부염 등 각종 염증에 이런 약이 처방되는 경우가 많죠. 이를 과도하게 복용할 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바로 비만입니다. 

 얼굴이 달덩이처럼 둥글게 변하고(moon-face), 뱃살과 목살, 그리고 어깨살이 두꺼워지는 것이 특징적인 비만 양상입니다.
 이렇게 찐 살은 그저 단순하게 생활 습관이 나빠서 살이 찐 경우보다 훨씬 더 살 빼기가 어렵습니다.

 또 피임약이나 신경안정제 계통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살이 찌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특별히 생활 습관이 나빠진 것도 아닌데 살이 쪘다면 혹시 이런 종류의 약을 복용한 적이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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